“다코타 병장, 나는 대통령입니다.”
수화기 저편은 백악관 , 목소리는 오바마 대통령이었다.
하지만 병장은 근무 중이었다.
그는 단호한 음성으로 대답했다.
“죄송합니다만 지금은 일과 시간이어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. 점심시간에는 통화가 가능하니 그때 다시 걸어주십시오.”
미
국 최고무공훈장인 ‘명예훈장(Medal of Honor)’을 받은 해병대 병사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를 ‘근무 시간’이라는
이유로 거부했다. 그리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그의 투철한 군인정신이 미국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.
16일 유코피아닷컴에 따르면 미 해병대 다코타 마이어(23) 병장은 15일(현지시간) 백악관에서 국방부장관 과 합참의장, 각군 참모총장, 상하 양원의 중진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명예훈장을 직접 수여받았다.
생존병사가 명예훈장을 받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. 대부분 뛰어난 전공을 세우고 전사한 군인들에게 추서형식으로 수여된다.
마
이어 병장은 지난 2009년 9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동료 4명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단신 적진으로 뛰어들었다. 이 과정에서
총상을 입은 그는 악전고투 끝에 동료들의 시신은 물론 13명의 미군병사와 아프간 군인 13명을 구해냈다.
훈장 수여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말했다.
“다코타 병장, (일과시간 후에) 내 전화를 받아줘 고맙소.”
명예훈장 수여를 알려주기 위해 직접 마이어 병장을 찾은 오바마 대통령과 “일과시간에는 전화를 받을 수 없다”며 대통령을 점심시간까지 기다려 다시 전화를 걸게 한 해병대원 모두 ‘훈장감’이었다.
명예훈장을 받은 마이어 병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.
“전우들이 숨졌기 때문에 나는 실패한 군인이다. 나는 진정한 영웅이 아니다.”